Editor’s Comment

이 글은 유럽 최대 스타트업 축제, SLUSH 2016을 중심으로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망하는 디지털 리포트
「SLUSH, 핀란드라는 빙산의 일각」의 에필로그입니다. SLUSH 2016과 주요 스타트업 관련 단체, 관계자 인터뷰 등이 리포트에 담겨 있습니다.

저자 박솔잎 님은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전시/교육 콘텐츠 개발 및 해외 교류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 핀란드 알토대학교(Aalto University) 대학원에서 영상이론 및 예술교육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로모션 가격으로 리포트를 구매할 수 있으며, 4월 30일(일) 오후 6시에 인상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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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사회를 직접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TV와 책, 각종 강연과 칼럼에서 북유럽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나 신기하고 부러웠습니다.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과 세대 간 갈등에 답답함을 느끼는 한국 젊은이 중 북유럽 국가에서의 삶을 선망하는 이가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2016년 여름 알토대학교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북유럽에 간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흥분과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물론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막막함도 있었습니다. 막연히 귀국 후 좋은 직장을 찾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불안을 걷어내기 위해 핀란드 사회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것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고자 했습니다. 유럽 최대 스타트업 축제, ‘SLUSH 2016(이하 슬러시)’ 자원봉사자 활동은 그 관찰의 일환이었습니다. 

슬러시 내부 전경. 세션이 진행되는 무대와 미팅 공간, 업체 부스들이 탁 트인 공간에 함께 위치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열린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강연을 듣는데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Slush

「SLUSH, 핀란드라는 빙산의 일각」 리포트 원고를 작성하며 핀란드 교육계가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젊은 세대는 어떤 교육을 받고 자라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또한 슬러시에 투영된 핀란드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 10여 명을 인터뷰*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리포트 본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PUBLY

 

슬러시의 장점은 물론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의 뿌리, 알토이에스(Aaltoes, Aalto Entrepreneurship Society)부터 핀란드 교육과 복지 제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인터뷰이는 한국인들에게 반복적으로 들었던 질문을 전했습니다.

 

"주로 스타트업 사우나(Startup Sauna, 알토이에스 계열 단체)의 예산이 어디서 오는지,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육성 정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시더군요. 만약 예산이 잘못 쓰이면, 혹은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반문하는 한국인이 많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우리는 서로를 그렇게 확인하려고 시도하지 않습니다. '다들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신뢰가 있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좀 희한하긴 합니다. 어떻게 우린 서로를 이렇게 잘 믿는 걸까요?"
- 캐스퍼 수오마라이넨(Kasper Suomalainen) 전 알토이에스 대표 인터뷰 중

 

제가 발견한 핀란드 사회의 근간, 협력과 신뢰 그리고 소통과 평등의 정신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런 가치관을 공유하며 ‘우리처럼 하기 어렵지 않겠죠?’라고 말하는 듯한 핀란드인들에게 질투가 났습니다. 합리적인 핀란드 시스템이 부러웠습니다. 

 

리포트를 마무리하던 무렵 매우 단순하지만 중요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핀란드 스타트업 업계의 장점과 청년 세대가 누리는 복지 혜택, 즉 핀란드의 현재에만 집중해선 안 됩니다. 핀란드는 오랜 식민 지배를 당했고 내전을 겪었던, 한때 아무것도 없는 나라였습니다. 지금의 모습으로 변하기까지 핀란드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를 주목해야 합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 리포트가 그 과정에 조금이나마 용기와 희망을 보태는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바쁜 일정 중 시간을 내준 모든 인터뷰이와 한나절에 가까운 시차를 넘어 긴 여정을 함께한 에디터 및 퍼블리 측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리포트 예약 구매에 참여해주신 모든 독자분께 감사드립니다.

 

키토스(Kiitos, 감사합니다)!

이 리포트가 변화를 만드는 과정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박솔잎

[SLUSH, 핀란드라는 빙산의 일각]

국민 기업의 몰락을 지켜본 핀란드 젊은 세대, 그들이 키워낸 유럽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 축제와 그 이면의 특징을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