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Editor's Comment

'모노클, 미디어를 말하다'는 2017년 3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모노클 미디어 서밋(Monocle Media Summit)'과 창간한 지 10년이 된 모노클의 이야기를 담은 리포트입니다. 런던에서 TV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정선영 저자가 현지 취재와 리서치를 통해 모노클이 추구하는 브랜딩과 저널리즘을 리포트에 담았습니다.

이번 글은 모노클 대표이자 편집장인 타일러 브륄레(Tyler Brûlé)가 모노클을 만든 2007년부터 지금까지를 회고하며 얻은 10가지 교훈의 일부를 재구성했습니다. 2016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B&T*가 주최한 'DAZE of Disruption' 컨퍼런스에 참석한 브륄레의 이야기에 저자의 생각을 덧대어 소개합니다.
* 호주 시드니에 기반을 둔 미디어/광고 에이전시 미스핏츠(The Misfits Media Company) 산하 브랜드. 주로 마케팅, 미디어와 광고 분야를 다룬다. - PUBLY


인터뷰 전문이 실린 리포트는 4월 28일 오후 6시까지 예약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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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로운 기술을
경계하라

타일러 브륄레(이하 브륄레)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고집할 뿐 아니라, 이를 보란 듯이 성공하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다. 한편 그는 새롭게 부상한 소셜 미디어를 불신에 가까울 정도로 신중히 대한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 보자.

모노클의 비즈니스에서 소셜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우리는 단지 새롭다는 이유로 그 분야로 뛰어드는 것에 회의적이다. 만일 그랬다면 모노클은 진작에 파산했을 것이다.

나는 항상 동료에게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우리의 친구가 아닌 경쟁자라고 말해왔다. 소셜 미디어나 모노클이나 궁극적으로 같은 곳을 보고 있다. 우리 모두 수익을 내기 위해 경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콘텐츠를 식욕 왕성한 소셜 미디어에 나누면서 그들을 키워주다 보면, 결국 피해는 우리 몫이다. 혹자는 소셜 미디어가 인지도를 높이는 데 탁월하다고 하지만 모노클에게 그런 도움이 필요한 단계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

오히려 동종 업계에서 소셜 미디어에 대한 치밀한 전략과 비판적인 생각 없이 이들과 친구가 되어 상처받은 기업을 훨씬 많이 보았다.

3
돈 내는 사람 앞에
장사 없다

모노클은 1년에 60여 개의 행사를 열고 있다. 이는 모노클이라는 브랜드와 시간을 보내려는 당신과 같은 독자를 실시간으로 보는 걸 말한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200 호주 달러(한화로 약 17만 원)를 기꺼이 지불하는 독자들이 있는 것만으로 우리와 독자의 관계가 얼마나 끈끈한지 보여준다.

이어서 브륄레는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해야 광고주가 생긴다고 하는 광고 에이전시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 관련 기사: 'How Tyler Brûlé is building a global media brand' (Flashes & Flames, 2014.8.19)

광고 에이전시가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해야 한다고 당신과 논쟁한다면, 이렇게 말해봐라. 소셜 미디어에 엄청나게 붓는 돈이 곧 독자의 충성도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소셜 미디어를 즐기기 위해서 돈을 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페이스북의 '좋아요'만 누를 뿐이다.

하지만 모노클의 커뮤니티에 들어오기 위해 200~300달러에 달하는 연간 구독료를 기꺼이 지불하는 독자들이 존재한다. 이는 우리 상품에 애정을 갖는 독자의 표현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상당히 보기 드문 사례이다. 또한 스위스의 금융기업 UBS 같은 광고주는 모노클에 연간 1백만 달러 이상을 광고비로 집행하고 있다.

4
혁신에
너무 목매지 마라

때로는 보수적인 사고가 요긴하다. 모노클은 업계의 '혁신'과 같은 거창한 소명은 뉴욕 타임스나 BBC 같은 큰 회사의 역할이라고 믿고, 이를 느긋하게 지켜본다.

모두가 개척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나갈 때도 혹은 망할 때도 그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나는 매달 100여 명의 저널리스트에게 월급을 주고 이익을 내야 하는 경영자이기에 어떤 프로젝트에 임하든지 수익성을 먼저 철저히 검증한다.

5
디지털 라디오는
신의 한 수

디지털 매체와의 맹목적 동거에 비판적인 브륄레에게도 예외는 있다. 바로 오디오 서비스다.

 

너도나도 팟캐스트를 내놓고 있을 때, 2011년 모노클은 24시간 방송하는 디지털 라디오 서비스 '모노클 24'를 성공적으로 개시했다. 모노클 24를 통해 모노클이 디지털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함을 보였다. 브륄레는 "모노클 24는 다른 팟캐스트보다 한 발 앞서 간다고 생각한다. 라디오 분야에 투자하여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고, 이 흐름을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모노클의 디지털 라디오 서비스, '모노클 24' ©모노클

모노클 24의 청취자는 2016년 기준으로 한 달 평균 약 1백만 명으로 집계되며, 예년과 비교하여 무려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모노클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국제 정세 에디터인 스티브 블룸필드(Steve Bloomfield)는 2016년 5월, 런던에서 열린 영국 잡지 협회(PPA)* 페스티벌에서 라디오 서비스의 성과를 간단히 언급**했다. 주로 기존 구독자들이 라디오를 듣지만, 거꾸로 라디오 서비스를 통해 모노클을 알게 되고, 잡지 구독까지 이어진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 The Professional Publishers Association. 잡지 출판사와 작은 독립회사부터 기업 간 데이터 및 정보 제공 회사에 이르기까지 총 220개의 회원사가 있다. - PUBLY
** 관련 기사:
How Monocle found money in radio (DIGIDAY, 2016.5.16)

 

모노클 라디오는 브륄레가 독자층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모노클 독자의 대부분은 럭셔리(luxury) 산업의 주 고객이기도 한데, 그들이 좋아할 만한 오디오 서비스가 이전에는 없었다. 그는 시장의 빈 공간을 포착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항공사, 투자은행 등이 라디오 서비스의 광고주(sponsor)로 참여했다.


라디오는 브륄레의 실용성과 영민함, 까다로움을 닮은 매체이기도 하다. 비록 모노클 24는 디지털 방식이지만, 라디오의 아날로그 감성이 모노클의 정체성에 잘 부합한다. 또한 다른 장르에 비해서 훨씬 저렴하고 빠른 시간 안에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모노클 24 녹음 현장 ©Andrew Urwin

조직 문화

7
잘나가는 외부 인력보다
조직 문화를 아는
내부 인력을 승진시켜라

브륄레의 인사 철학도 그의 실용적인 경영 방식을 닮았다. 그는 똑똑하고 탁월하며 업계 최고로 대접받는 '멍청이(arsehole)'를 채용하느니, 비록 '2인자'이더라도 모노클의 문화에 이해가 깊고, 궁합이 잘 맞고,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내부 인력을 승진시키는 것이 백번 낫다는 지론을 폈다.

타일러 브륄레, 모노클 발행인 ©모노클

8
고객 응대 서비스는
직접 관리하고
소홀히 하지 마라

흔히 '기업의 꽃은 영업'이라 말하면서 대부분의 경영진과 직원이 전략, 기획, 마케팅 등 근사해 보이는 직군을 더 중시한다. 그 과정에서 고객을 간과하는 실수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르고 있다.

 

브륄레는 고객응대(Customer Service) 팀과 같이 본인이 직접 챙기지 않아도 되는 일, 발행인으로서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업무 등을 모두 외주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고객이 우리에게 전화로 각종 피드백을 주고, 내가 이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야말로 환상적"이라고 칭찬했다.10
직원의 출장이나 회식 비용을
절대 줄이지 마라
브륄레의 마지막 조언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모노클, 미디어를 말하다 - Monocle Media Summit]

런던에서 TV 프로듀서로 일하는 정선영 저자가 모노클 미디어 서밋에서 논의된 화두와 2017년 창립 10주년을 맞은 모노클 이야기를 엮어 한 편의 리포트로 정리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역설적으로 빛나는 인쇄 매체 비즈니스의 장점, 아날로그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의 공존, 저널리즘과 브랜딩의 균형을 모노클 리포트를 통해 만나보세요.